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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차이나-글로벌 질서의 대전환과 한중관계] 1. 미·중 정상회담이 보여준 강대국의 민낯

Author
관리자
Date
2026-05-21 14:24
Views
47

[김수한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희토류 통제·대만 무기 수출 등 논의

뚜렷한 해결책 미비…갈등 관리 그쳐

트럼프 2기, 일방·거래주의 노골화

동맹국 안보까지 '저울 대상' 거론

자유무역·국제규범·동맹 신뢰 균열

국제질서 점차 다극화 방향으로 이동

미중 선택이란 관성적 사고 탈피 필요

국익 중심 치밀한 실용외교 전략 요구

지금 우리는 국제관계·인공지능·에너지 등 여러 영역에서 기존 패러다임이 동시에 변화하는 글로벌 질서의 대전환기에 서 있다. 인천의 한중 교류 플랫폼인 '인차이나 포럼'은 이 시대의 한 가운데서 더 나은 한중관계의 방향과 인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인천일보는 역시 인차이나포럼과 공동기획을 통해 지금 필요한 우리나라와 중국의 지속 가능한 교류와 비즈니스 협력 모델을 모색해 보고 그 결과물을 연재한다.

▲ 지난 5월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양국 간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보다, 관세·기술통제·희토류·대만 문제 등 핵심 쟁점을 관리하려는 강대국 간 이익 조정의 성격이 두드러진 자리였다. /사진출처=트럼프 미국 대통령 SNS

 

▲G2의 민낯

지난해 부산 정상회담 이후 소강상태였던 갈등의 실타래를 이번 회담에서 미중이 어떻게 풀어갈지가 주목되었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첨단장비 수출 통제, 이에 맞선 중국의 미국 농축산물·항공기 구매 중단과 희토류 통제, 그리고 미국의 대만 군수품 수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은 갈등 관리에 그쳤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트럼프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회담의 이면이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매우 좋은 협상 칩”이라고 표현하며, 무기를 팔 수도 있고 팔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무기의 대만 판매가 “아주 상세히” 논의되었다고도 밝혔다. 이는 미국이 자국 제품의 중국 수출 확대, 희토류 통제 완화,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 대만 안보를 거래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의 팽창을 막아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에 맞춰 국방비를 대폭 늘리고 미국산 무기 구매를 확대해 온 대만, 그리고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 발언 이후 중일관계가 악화된 일본 역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국은 자신들의 안보가 강대국 간의 거래로 전환될 수 있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동맹의 역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신냉전'이라는 시대착오적 분석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1기에 이어 바이든 정부 역시 중국과의 전략경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가치·이념을 앞세워 동맹국과의 공조 속에서 중국의 기술·산업 발전을 제어하고자 했다.

그러나 재집권한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 우선의 일방주의와 거래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 대상은 중러 등 경쟁국은 물론 동맹국도 가리지 않는다. 오히려 군사안보와 공급망 측면에서 미국과 더 밀접하게 연계된 국가일수록 불리한 선택을 강요받는 '동맹의 역설'에 놓여 있다.

▲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National Security Strategy)는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하는 최상위 국가안보 전략문서로, 미 정부의 세계관과 전략 방향을 보여주는 각 부처 전략의 상위 지침이다. 2025년 11월 트럼프 2기 NSS는 미국 우선주의를 제도화한 문서로, 자유주의적 세계관리 전략을 비판하고 핵심 국익 중심의 선별적 개입을 강조한다. 국경통제, 재산업화, 에너지 지배력, 공급망 안정, 기술우위를 안보의 중심에 두며, 중국에는 경제·기술·공급망 경쟁으로 대응하고 동맹국에는 더 큰 방위·경제안보 부담을 요구한다.

 

▲뚜렷한 질서 재편의 징후

그동안 미국의 패권을 지탱해 왔던 자유무역·국제규범·동맹의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국제질서는 점차 다극화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를 통해 미국을 동맹의 후원자라기보다 거래적 조정자로 재정의하고, 자국 이익에 직결되는 서반구 중심의 역량 집중을 공언한 바 있다.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세계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는 표현은 질서 재편기 미국의 기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G2 틀을 넘어, 실용적 국익 추구해야

이번 회담은 기존 국제질서의 균열과 강대국 거래 정치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본격적인 전환의 시기에 접어든 오늘날, 우리는 미중 사이의 선택이라는 관성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국제질서, 인공지능, 에너지 등 주요 패러다임이 한꺼번에 변동하는 다중질서 전환기인 만큼, 사안별 셈법을 달리하는 국익 중심의 명민하고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강대국의 거래가 노골화될수록, 한국 외교는 더 분명한 국익의 기준과 더 치밀한 실용의 전략 위에 서야 한다.

 


김수한 박사는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국제관계·중국·재외동포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인하대 중어중국학과를 졸업한 후 베이징대와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단독 저서인 <중국지역연구> 4권을 비롯해 100여 편의 논문·저서·보고서를 집필했다. 서울시립대와 인천대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대만외교부 방문학자를 역임했다. 현재 인천시 글로벌도시·재외동포 관련 위원회에 참여해 정책자문을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유라시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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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출처 : 인천일보(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32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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