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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차이나-전환의 시대, 세계와 한중관계] 16. 무비자, 다시 여는 인천 '지정학 경계'서 '지경학 거점'으로

Author
관리자
Date
2025-07-04 14:50
Views
37

김칭우 인천일보 편집국장

美·中 사이 '외교 중간지대'에 선 인천
무비자 입국 허용…관광·교류 회복 물꼬

인천공항, 중국 노선 60개 이상 확대

수요 회복 넘어 '전략적 소통 통로' 의미

인천항, 중국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
카페리 다변화…'물류벨트' 구축 시동

수출입 창구서 '플랫폼 도시' 재편 필요
디지털·그린 전환 전략지도 다시 짜야

▲ 인천공항 전경. /인천일보DB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경제·외교적 중간지대에서 복합적인 전략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인천은 지리적 관문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외교 전략의 접점으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인천의 다층적 역할을 '지정학적 경계'에서 '지경학적 거점'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한중수교 32주년을 한 달 앞둔 7월, 한국과 중국은 양 국민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중국이 지난해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고, 새정부가 들어선 한국은 7월부터 4개월간 허가된 여행사를 통한 지정된 단체관광객에 한 해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한시적' '제한적'이라는 단어가 붙기는 했지만 이번 조치는 상징적이다. 얼핏 관광업 재개의 신호탄처럼 보이지만, 그보다 깊은 함의가 숨어 있다. 미중 전략경쟁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중국이 한국과의 교류에 손을 내밀었고, 한국이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가 됐다. 그리고 그 문이 열리는 곳, 인천은 다시 동아시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항, 하늘길을 여는 전략 요충지

인천국제공항은 올해 상반기 중국 노선을 60개 이상으로 확대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의 90%를 회복했다.

인천국제공항 2025년 1~5월 기준 이용객은 2580만명으로 올해 7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 7109만명에 근접한 것이다. 이 기간 중국 노선은 505만명으로 전체 국제선의 20%에 근접해 평시 20~22% 비중에 도달했다.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주요 도시와의 직항이 다시 복원되면서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열린 셈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중국 비중은 채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관광 비자 발급 간소화 정책의 영향으로 단체관광 및 개별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한중항공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슬롯 확대 및 지방공항 노선도 점진적 복원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한중 이용객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항공항로 확대는 단순한 여객 수요 회복을 넘어 한국과 중국의 전략적 소통 통로로서 인천의 위치를 다시 공고히 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반도체·바이오·배터리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천공항은 첨단기술과 고부가가치 제품의 물류 전진기지로 진화하고 있다. 한중 간 협력 가능한 '비민감 영역'으로 디지털 기술, 환경, 관광, 서비스산업이 꼽힌다. 인천공항은 이를 연결하는 거점이다.


▲ 인천항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여객실적 회복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인천관광투어에 앞서 여행사 대표단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해운, 물류 흐름을 복원하는 전초기지

해운도 회복 흐름에 있다. 인천항은 올해 1분기 중국과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 특히 산둥성과 장쑤성을 중심으로 한 북중국 항로에서 빠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북중국 항로 물동량은 중국 항로의 60% 이상을 점유 중이다.

인천항만공사는 한중카페리 노선 다변화, 배후단지 물류센터 확충 등을 통해 '한중 스마트 물류벨트' 구축을 준비 중이다.

이는 단순한 물류 회복이 아니다. 미중 전략경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가운데, 인천은 아시아 물류 허브로서의 구조를 선점할 수 있는 결정적 타이밍에 서 있다. 지금이야말로 인천항이 중국과 동남아를 연결하고, 한·중·일을 하나의 물류 축으로 묶는 '동아시아 연계지대'로 자리 잡아야 할 때다.

 

▲ 인천신항 전경./인천일보DB

 

▲'단순 관문'을 넘어 '전략 거점'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대전환기의 대중국 전략연구>는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 전환, 중간재 공급망 의존 심화, 중국 시장 내 한국 기업 경쟁력 약화를 지적하고, '양자적 안정 + 전략적 다변화'라는 복합 접근을 제시했다. 인천은 이 전략을 현실화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공간이다.

무역전쟁은 이미 기술패권 전쟁, 에너지 안보 전쟁으로 전선이 확대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배터리 공급망은 양국 간의 전장(戰場)이다.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을 탈중국화하고 있고, 중국은 배터리와 희토류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양국 모두에게 핵심 파트너이자 경쟁자다. 특히 인천은 항만과 공항, 경제자유구역을 품은 복합거점도시로서 공급망과 물류의 허브 역할을 해왔다. 이런 가운데 인천의 위상은 단순한 지리적 위치를 넘어선 '전략적 요충지'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미 대중국 수출은 감소세에 들어섰고, 중간재 무역흑자도 반전되고 있다. 재중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탈중국화 흐름과 맞물려 인천의 물류량과 기업 유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가운데 인천이 중심이 되어야 할 해답은, 기존의 '수출입 창구'가 아닌 '플랫폼 도시'로의 전환이다.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의 전략적 거점, R&D 기반의 첨단산업지구로서의 재편이 그 답이다.

무비자는 시작이다. 이것을 단순한 교류 회복이 아닌, 구조적 전환의 계기로 만들려면 인천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 인천은 하늘과 바다, 산업과 외교, 기술과 문화가 동시에 교차하는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송도의 바이오, 청라의 금융, 영종의 공항과 항공산업, 북항의 스마트 해운은 각각의 퍼즐이 아니라 하나의 전략지도 위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인천, '지정학적 경계'에서 '지경학적 거점'으로

지정학적 위치는 주어진 것이다. 하지만 전략적 위치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천은 지금 그 두 지점을 오가는 결정적 분기점에 서 있다. 무비자 재개라는 외적 계기를 발판 삼아, 전략적 내실을 키우고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 질서의 구조 재편을 이끄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중국이 다시 문을 열었다. 그 문을 통해 누가 들어오고, 무엇을 나르며, 어떻게 연결할지는 인천의 선택에 달려 있다. 무비자 7월, 인천에 지정학적 경계에서 지경학적 거점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김칭우 편집국장은 인천일보 편집국장으로 재직 중이며, 인천공항·인천항·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전문적인 취재를 통해 인천이 동아시아 물류 거점도시로 성장하는데 기여했다. 인하대에서 경영학석사(MBA), 물류전문대학원 박사(물류학) 학위를 취득했다. 인천을 중심으로 항공, 해운, 항만, 공항경제권, 경제자유구역 등 글로벌 경제정책에 대한 취재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첨단산업 유치 및 집적화 성공사례' 등의 논문이 있으며,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겸임교수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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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

출처 : 인천일보(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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