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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세상, 다시 그리는 한중관계] 1. “호혜·상생 잇고 새로운 협력 모델 발굴해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12-27 13:37
조회
43
[김수한 인천연구원 글로벌도시연구단장·연구위원]

한·중 1992년 수교 이후 협력 확대
교역량 작년 2300억달러 기록
선린우호 관계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 새 접근 모색
교역 다변화에 '차이나+' 전략 긴요

녹색기후 등 신서비스 분야 공조 확대
중추적인 교량 역할, 인천 활약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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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재난, 그리고 전쟁. 세상을 들썩일 변고가 한꺼번에 몰아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다툼은 지정학·지경학·기술 민족주의를 넘어서 가치·이념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미국과 안보 동맹을 맺고 있으면서 동시에 부상하는 중국을 이웃으로 둔 한국은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 갈수록 긴장 수위가 고조되는 국제정세, 세계화가 감속하고 지구촌을 하나로 연결했던 글로벌공급망(GVC)이 크게 요동치는 상황에서 우리의 눈앞에는 풀기 어려운 문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 인차이나포럼과 인천일보는 2023년 기획 '인차이나: 변화하는 세상, 다시 그리는 한중관계'를 통해 급변하는 국제환경에서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보다 바람직한 한중관계는 무엇일지, 그리고 중국 교류·비즈니스를 선도해 온 인천의 향방과 과제를 다각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국내 최고 중국지역 전문가 20명과 함께, 급변하는 세상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한, 한중관계 다시 그리기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온 세상이 들썩이고 있다. 질병과 전쟁 그리고 미중 전략 경쟁 등 한꺼번에 몰아닥친 위기 속에서 세계화가 감속하고 지구촌을 하나로 연결했던 글로벌 공급망(GVC)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변화하는 세파에 발맞춰 이웃 국가이자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전환기로 불러도 될 만큼의 격변하는 국제환경에서 우리의 국익에 이로운 한중관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중관계에서 '지켜야 할 것'과 '바꿔나가야 할 것'을 짚어보며 이 난제의 해답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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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차이나포럼 2022 국제콘퍼런스'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등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지켜나가야 할 것, 호혜·상생의 한중관계

지리적으로 인접한 이웃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한중은 오랫동안 냉전체제와 이념이라는 높은 장벽에 가로막혀 있었다. 그러나 1992년 8월 수교 이후 양국 정부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공통의 이익 분야를 찾아 협력을 점차 늘려가는 소위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실용적 방식에 따라 호혜·상생의 관계를 일궈 왔다.

지난 30년간의 한중관계 발전은 경이로웠다. 수교 당시 64억 달러에 불과했던 교역량은 작년 35배 이상이 증가한 2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양국을 오간 인원은 연간 1000만 명에 달했다. 매주 중국 수십 곳의 도시에서 800편 이상의 항공기가 인천공항 등 한국을 향했다. 특히 30여 년 동안 한중 지방정부 간 체결한 자매우호 결연은 671건으로 같은 기간 한국이 다른 외국 도시와 체결한 결연의 40%를 넘는다. 한국과 중국은 선린우호 관계에서 출발, 1998년 협력 동반자 관계를 거쳐 2008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발전했다.

이처럼 이념과 진영 논리에 옥죄어 있었던 한국은 탈냉전 시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실용적 북방외교를 펼치며 전 세계로 경제영토를 개척해 나갈 수 있었다.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으면서 개방형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에 있어 과거와 같은 갈등과 충돌의 국제환경은 매우 불리하다. 우리의 국익에 유리한 상호의존과 호혜의 대외여건을 조성하는 데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이웃 국가이자 밀접한 경제·산업 관계를 이루고 있는 한중 양국은 전염병, 공급망 불안정,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촌의 도전 과제에 공동으로 대응해야만 한다. 지난 30년간 양국 관계를 지탱했던 호혜와 상생이 여전히 미래 한중관계의 기본 가치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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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3년 12월 7일 인천시청에서 진행된 인천시와 중국 톈진시(옛표기 천진시)의 자매결연 행사. 최기선 당시 인천시장(오른쪽)과 톈진시장이 조인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시의회 의정사진자료관
 

#탈중국이 아닌 '차이나+'

급변하는 국제환경에서 대두되고 있는 여러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난 보다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한중관계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자국 내 첨단 제품 생산 강화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의 봉쇄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역시 국내 공급망 강화와 국가 주도의 첨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급감하고 첨단기술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탈중국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의 맥락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교역 다변화가 곧 탈중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평균 5%대의 경제 성장세를 보이는 14억 인구의 경제대국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은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 탈중국이 아닌 중국과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지속해서 유지·관리하며 다변화를 꾀하는 '차이나+' 전략이 긴요한 때이다. 미국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 대외개방 확대를 도모하는 중국의 리오프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략산업 대부분이 한국과도 일치한다. 각자의 것을 지키기 위해 문을 닫아걸고 각자도생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찾아 나가야 한다. 경제안보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반도체 등 민감 업종에서 한 곁 벗어나 있는 바이오·친환경 모빌리티 등 여타 첨단산업에서의 기술협력, 그리고 녹색 기후 금융·핀테크 등 신서비스 분야 공조를 확대해야 한다. 첨예한 미중 경쟁 국면에서 우리의 이익에 대한 명민한 판단에 기초하여 중국과의 협력 분야를 새롭게 조율할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의 완충과 교량 역할 주목

이웃한 국가 간에 일방적으로 한쪽의 이익만을 좇는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상대와의 이견을 조율하고 새로운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기제가 필요하다.

첨예한 정치·안보 사안으로부터 상대적인 자율성을 갖는 지방정부의 완충 작용에 주목해야 한다. 2003년 동북공정과 2016년 사드 배치로 한중관계가 크게 출렁일 때, 한중 지방정부 자매우호 결연 및 교류 역시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한중 갈등이 잦아들면서 지방정부 간 관계를 바로 회복하는 등 상당한 복원력을 보여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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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난 30년간 한중 지방정부가 구축한 자매우호 결연 등의 제도는 양국 관계의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방정부는 한중 교류 성과의 사회적 확산에 있어 중추적인 교량 역할을 담당해 왔다. 호혜·상생의 관계를 지속하는 한편 새로운 협력 분야를 발굴해야 하는 미래 한중관계 발전에 있어 이 같은 지방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동아시아의 지중해인 황해는 한반도와 중국을 연결하는 문명의 바다였고 그 중심에는 바로 인천이 있었다. 근대에는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통해, 그리고 현재에는 국제공항과 항만을 통해 한중을 잇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중관계를 조율하고 다시 그려 나가는 데 있어 인천이 다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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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한 인천연구원 글로벌도시연구단장·연구위원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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