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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상, 다시 그리는 한중관계] 6. “인천, 中 정치리스크 극복…한중 공공외교 모델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12-27 14:10
조회
60

[이재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선임연구원]

중국 공산당 사영기업 통제 강화
기업과 거래 시 위험 부담 가중
경제통치술 역시 우리에게 한계
지방정부 상대적 자율성 유지

인천-中지방정부 꾸준히 협력
정치 리스크 최소화 귀중한 자산
판로 개척…우호교류 발판 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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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일 중국 웨이하이시위원회 옌젠보 서기를 만나, 한·중 지방경제협력 시범사업 추진 및 한·중 복합물류운송 사업과 관련해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제공=인천시
▲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일 중국 웨이하이시위원회 옌젠보 서기를 만나, 한·중 지방경제협력 시범사업 추진 및 한·중 복합물류운송 사업과 관련해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제공=인천시

알리바바의 주식은 투자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2014년 대비 2020년 알리바바의 매출 증가율은 931.2%였다. 아마존이 같은 기간 391.7%의 매출증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는 알리바바의 급격한 성장은 눈부시다. 그럼에도 같은 시기 알리바바의 주가 상승률은 104%에 불과했다. 아마존의 주가 상승률이 1040%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수익에서도 알리바바는 2022년 기준 8530억 달러로 아마존(5139억 달러)을 크게 상회했다. 중국의 알리바바가 미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을 추월한 것이다.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재무제표 수치를 단순히 비교해본다면, 알리바바는 주가 상승은 앞으로 10배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해봄직하다.

그럼에도 알리바바 주식을 사는 일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주가는 이른바 ‘정치적 리스크’가 반영된 결과이다. 중국 공산당 정부의 규제라는 중국 정치 리스크를 고려할 경우 알리바바의 주가 상승에 대해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 리창 총리 취임 이후 중국 빅테크 기업과 사영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알리바바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알리바바가 중국 공산당의 정책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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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의 사영기업에 대한 통제가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에게 과거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졌다. 중국 공산당의 사적 기업 침투는 2012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11호 문건, 그리고 2012년 중앙공작회의(업무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비국유기업에 대한 당 조직의 구현 발언 등에서 비롯되었다. 중국의 모든 사영기업에 당 조직(당조, 黨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사영기업 내 당조 건설은 지방 정부 당국의 주요 과업으로 규정되었다. 중국의 기업은 중국 공산당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거래할 때 중국 공산당의 방침을 고려해야 하는 위험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과거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중국 공산당이 통제하는 계획경제가 아닌 자유로운 시장 경제였다. 사영기업들이 부단한 혁신을 이뤄냈다. 중국의 디디추싱은 혁신적인 공유 운송 플랫폼 기업이다.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원하는 위치에 공유 차량을 부를 수 있는 서비스이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선 각종 운수 산업 규제에 막혀 상업화하기 어려운 서비스가 중국에서 먼저 시작된 것이다. 이는 중국의 기업 환경이 그만큼 자유로웠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보다 훨씬 빨리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핀테크 혁신을 선도하기도 했다. 한국은 각종 금융규제로 인해 핀테크 산업 혁신이 더디게 이뤄졌다는 점과 대조된다.

이처럼 사영기업이 중국의 산업 혁신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중국은 중국 공산당 중앙, 국유기업이 영도하는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국가가 산업의 혁신까지도 통제하겠다는 얘기다. 중국 공산당 19기 6중전회에선 ‘중공 중앙의 당의 백년 분투와 중대 성취 및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이하 제3차 역사결의)를 발표한 바 있다. 시진핑의 3연임을 정당화한 것으로 해석되는 제3차 역사결의는 경제 건설의 중심이 공산당이며, 당은 중국 특색 경제 제도에 따라 국유기업을 더욱 강력하고 우월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국유기업을 혁신의 추동 주체로 설정했다. 이러한 혁신 방식을 서구 자본주의와 대비되는 중국 특색 경제 모델이라고 불렀다. 중국 공산당의 산업 통제는 한중 경제 관계에서 정치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이 대외 관계에서 활용한 ‘경제통치술’(economic statecraft) 역시 한중 관계를 어렵게 하는 정치 리스크이다. 경제통치술은 경제적 수단을 자국의 외교적 목적을 위해 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중국은 방대한 자국 시장, 저렴한 노동력 등 막대한 경제적 기회를 다른 국가에게 제공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은 이러한 경제적 영향력을 자국의 정치적 영향력으로 활용한다. 다른 국가들은 중국 시장에서 얻은 경제적 이익을 지속하기 위해 중국의 외교적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한국이 중국 정부의 외교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동안 누려왔던 경제적 이익을 상실할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중국에서 정치 리스크가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 정치 리스크로 인해 한중 관계를 그대로 포기해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이다. 중국 정치에서 지방 정부는 중앙 정부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율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정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중국 지방 정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치에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었던 마오쩌둥도 중국 전역에 산재한 지방 정부를 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중국 지방정부는 중앙 정부의 정치 리스크를 완화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방 정부는 지역민들의 경제, 민생 문제에 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고, 한중 관계에서 경제적 실리를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 강화와 맞물려, 중국 엘리트 정치제도의 후퇴가 나타났다. 연령제와 임기제와 같이 중국 공산당의 권력 집중을 맞는 제도들이 지켜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지방 정부 간부들이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진입하는 관행은 무너지지 않았다. 2022년 11월 제20차 중국 공산당 대표대회에서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24명 중에서, 베이징시, 상하이시 등 지방 당서기 6명이 정치국원에 선출되었다. 그리고 중앙위원 205명 약 70여명이 지방 정부에 배정되었다. 이는 공산당 중앙이 지방을 통제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방 정부의 권한과 자율성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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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방 방송사인 저장위성TV에선 2018년 10월부터 ‘창업시대’라는 중국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드라마가 제작된 저장성은 광둥성, 푸젠성과 더불어 중국 개혁개방의 전진기지였다. 황헌과 안젤라베이비 등 출연자 대부분이 중국에서 톱스타였다. 주인공 황헌이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 서비스에 음성 메시지 기능을 탑재하도록 개발하는 벤처기업을 창업한다는 줄거리이다. 이 드라마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부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건 자유로운 중국 젊은이들의 패기였다.

인천시가 중국의 지방 정부들과 오랜 공공외교를 지속해왔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는 한중 관계에서 중국의 정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다. 지난 2월24일 ‘인천-웨이하이 간 한·중 항공화물 복합운송 체계 시범사업’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 6개월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본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한·중 항공물류체계에 해상-육상-항공운송을 결합해 단절없는 복합운송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해 5월 인천시는 자매우호도시 허난성과 인천 기업들의 중국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인천-허난성 기업영상교류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인천시가 중국의 정치 리스크를 극복하고 한중 우호 관계를 지속하는 공공외교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이유이다.

▲ 이재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선임연구원
▲ 이재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선임연구원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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