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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차이나-동행을 위한 한중 협력] 10. “경쟁과 대립의 시대…실리적 도시외교 주목해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6-24 16:10
조회
95


[장영희 충남대 평화안보연구소 연구위원]

미중 간 전략 경쟁 지속되고 있지만
양국, 소통·협력·경쟁 체제 동시 추구

타이베이-상하이 도시포럼 등 활발
긴장 고조 속 교류의 끈 놓지 않아

도시외교는 실용적 이익 창출 기회의 창
인천도 한중관계 선구적 역할 발휘해야



# 천하대세는 경쟁과 대립의 시대로

나관중은 <삼국지연의>의 첫 문장을 “천하의 대세라는 것은 나뉜 지 오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면 반드시 나뉜다.”라는 세계관으로 시작한다. 소설을 갈무리하며 깨달은 것을 첫 문장에 배치한 것인지, 아니면 이 통찰을 이야기하고자 <삼국지연의>를 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원명 교체기를 살았던 저자가 1,800년 전 난세의 영웅 서사를 순환론적 역사관에 녹여 흥미진진하게 들려줌으로써 역사의 무상함을 두려워하고 언더독의 처지를 걱정하는 독자에게 격려를 건네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냉전-탈냉전-신냉전으로 이어지는 정세의 변화가 감당 못 할 현실이 아니라 역사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자 구조적 필연이며, 각각의 주체들은 하염없이 자신의 의지를 다지고 나아갈 뿐이라고 조언하는 듯하다. 중견국이자 언더독으로서의 한국은 천하대세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에 걸맞은 패러다임 전환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함의를 얻을 수 있다.
▲ 그레이엄 엘리슨 미 하버드대 교수는 '미중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를 부제로 하는 <예정된 전쟁> 저작을 통해, 패권 경쟁과 전쟁의 역사적 기록을 살펴 미중 경쟁의 전쟁 위험 가능성을 분석했다. 2024년 3월26일 중국을 방문한 엘리슨 교수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만나 미중관계와 세계질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출처=중국외교부 홈페이지

▲ 그레이엄 엘리슨 미 하버드대 교수는 '미중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를 부제로 하는 <예정된 전쟁> 저작을 통해, 패권 경쟁과 전쟁의 역사적 기록을 살펴 미중 경쟁의 전쟁 위험 가능성을 분석했다. 2024년 3월26일 중국을 방문한 엘리슨 교수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만나 미중관계와 세계질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출처=중국외교부 홈페이지

# 경쟁과 대립 속 협력 패러다임 찾아야

미중 전략경쟁에 대한 국제정치학계의 전망은 대체로 이 경쟁이 장기적이고 다면적인 경쟁이 될 것이라는 견해로 수렴된다. 대표적으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개념을 통해 미중 충돌의 위험을 경고해 온 미 하버드대의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세계정치의 권력 메커니즘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 미중 전략경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다만 과거 미소 냉전 시대와 달리 고도의 경제적 상호의존성 때문에 차이가 생긴다고 평가한다. 앨리슨 교수는 지난 3일 홍콩 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의 근본적인 경쟁이 존재하지만, 작년 말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이후 몇 가지 건설적인 관계를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고 말하며, 양국이 경쟁·소통·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체제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 그레이엄 엘리슨 미 하버드대 교수 및 <예정된 전쟁>의 중문판 /사진출처=그레이엄 앨리슨의 소셜미디어 X

브루킹스 등 주요 싱크탱크의 전문가들 역시도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과 협력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국이 여러 영역에서 장기적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기후변화, 감염병, AI 등 미래 리스크에 대한 협력의 기회를 놓쳐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보고서도 미중 전략경쟁이 향후 수십 년간 국제관계의 특징이 되겠지만, 미국이 동맹강화와 경제안보를 촉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미래 이슈에서 중국과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강대국 경쟁 인한 우리의 손실 면밀히 따져야

한국은 미중 전략경쟁으로 인해 여러 측면에서 국익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지경학적 차원에서, 중국은 그동안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였지만, 미중 전략경쟁에 따른 관세 인상과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한국 수출산업이 위기에 봉착하고, 수출기업의 채산성도 악화되었다. 또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을 제한하면서 반도체·전자 기업들은 중국시장 접근 및 기술 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첨단 기술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가 한국 기술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통합되어 있는 한국기업으로서는 혁신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부품에 접근하는 데 장애를 겪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은 국방예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2017년 40.3조에서 2023년 약 57조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40% 이상 증가한 셈이고 정부 재정의 12.8%를 점한다. 게다가 2027년까지 76조 원으로 증액될 예정이다. 안보의 중요성을 고려하더라도 과도한 국방비 지출은 국가 예산에 부담을 주어 경제 및 사회복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실리 추구 각국 도시외교 움직임 주목해야

미중 전략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시각이 경쟁과 대립으로만 점철된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의 중앙-지방 정부 간의 이익 및 인식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적대적인 외교 환경하에도 미국의 도시 정부들은 중국과 실용적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과 베이징은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공중보건 이니셔티브를 발전시켰고, 샌프란시스코와 선전은 기술 허브로서의 강점을 활용하여 기술혁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간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공동 혁신센터를 설립했고,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협력하며 도시 인프라와 공공서비스 개선을 위한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5G, AI,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등에 대한 협력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 시카고-상하이, 보스턴-광저우, LA-청두 간에도 바이오·의료, 기후환경 등에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 2023년 8월, 타이베이-상하이 도시포럼 참가를 위해 상하이를 방문한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 /사진출처=장완안 타이베이 시장 페이스북

▲ 2023년 8월, 타이베이-상하이 도시포럼 참가를 위해 상하이를 방문한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 /사진출처=장완안 타이베이 시장 페이스북

지정학적 긴장 하에 중국과 대만의 도시 정부 사이에도 주목할 만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양안 간 대표적 도시 교류로 2010년에 시작된 <타이베이-상하이 도시포럼(雙城論壇)>이 있는데, 기존의 경제무역 협력 외에 헬스케어, 스마트시티, 기술혁신 등의 분야로 협력이 확산하고 있다. 대만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올해도 도시포럼 개최를 위한 준비 사절단이 왕래하며 교류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밖에 양안 여러 도시 사이에서도 관광, 환경, 농업기술, 문화유산 보호, 재난관리 및 공중보건 분야에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도시외교는 탈정치적으로 실용적 이익을 창출할 기회의 창이다. 무엇보다 비전통 안보 및 미래 리스크 등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의 장을 만들 수 있다. 세계 초일류도시로서의 비전을 갖고 있는 인천시가 한중관계에서 선구적 역할을 발휘할 지점이다.



['타이베이-상하이 도시포럼(雙城壇)']

'타이베이-상하이 도시포럼(雙城壇)' 2010년부터 매년 대만 타이베이시와 중국 상하이시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중국과 대만을 잇는 대표적인 도시교류플랫폼으로, 양안 긴장이 최고조에 다다른 2023년 8월에도 중단없이 중국 상하이에서 제14차 포럼을 개최했다. 2023년 포럼에는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이 참석해 연설하고, 중국 측 고위인사 및 시민과 만나 양안협력과 도시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대만의 국부인 장제스 전 총통의 증손자이기도 한 장완안 시장은 국민당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꼽힌다






장영희 박사는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교수로 충남대 평화안보연구소 연구위원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만대 국가발전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주요 연구분야는 양안관계와 중국 대외관계이다. 저서로 <미중 경쟁과 대만해협 위기>, <중국식 현대화와 시진핑 리더십> 등의 공저가 있다.





이은경 기자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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