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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차이나-동행을위한 한중협력] 5. “중국 경제 지속 가능성을 다시 생각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5-20 09:36
조회
56


[최필수 세종대학교 국제학부 교수·한국유라시아학회 회장]

피크차이나 담론 위기·쇠퇴론 반복
중국의 일본화 가능성 새로운 조명
지난해 성장률 5.2%…예상 밖 선전

선립후파 처방…신산업경쟁력 갖춰
반도체 자립 성공 가능성 지켜봐야



▲ 영미권을 중심으로 피크차이나 등 중국 위기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유럽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다양한 분야에서의 중국-유럽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출처=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6ogGHEt1ok

▲ 영미권을 중심으로 피크차이나 등 중국 위기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유럽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다양한 분야에서의 중국-유럽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출처=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6ogGHEt1ok

#끊임없는 중국 위기론

피크차이나(Peak China) 담론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중국 쇠퇴론 혹은 위기론은 반복돼 왔다. 중국이 남미처럼 주저앉아 중진국의 함정에 빠질 것이라거나, 민족 및 체제 갈등으로 소련처럼 붕괴할 것이라거나, 거품이 꺼져서 일본처럼 무기력해질 것이라거나 말이다.

최근의 피크차이나 담론은 2021년 10월 포린 어페어스에 실린 “중국 부상의 종말”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2023년 봄부터 중국이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새로운 조명을 받았다. 특히 중국의 일본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전의 담론들과 달리 피크차이나는 정말 실현될까? 중국의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특히 인천에서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최근 경제 상황부터 복기해 보자. 작년은 중국에게 고난의 시기였다. 올해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리창 총리는 지난해 중국이 “중대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귀중한 경험을 축적했다”라고 말하며 위기를 인정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목표(5%)보다 높은 5.2%의 성장을 시현하여 비관론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올해 1분기의 성장률도 5.3%를 기록하여 역시 그리 나쁘지 않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작년만큼의 성장을 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경제의 일본화?

단기적 경기만 봐서는 중국이 쇠퇴하리라는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 본래 피크차이나 담론도 인구구조, 부채, 부동산 거품, 통치구조 등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한 것이다.

2023년 10월 골드만삭스가 발간한 보고서에 이런 원인이 잘 정리돼 있다. “중국경제가 일본화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1990년의 일본과 2022년의 중국을 비교했다. 일단 여러 가지 비관적 요인들이 눈에 띈다. 출생률은 더 낮고, 공실률은 더 높고, 부동산가격-소득 비율도 더 높고, 주거용 투자도 중국이 일본의 2배이다. 즉 인구구조는 불리하고 거품도 더 많다. 반면 낙관적인 요인도 있다. 잠재적 수요라고 할 수 있는 도시화율이 아직 낮다. 14억 인구 중 약 5억이 농촌에 거주하는데 실제 농업생산에 필요한 3억을 뺀 나머지 2억이 도시로 이주할 여유가 아직 있는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중국은 더 많은 거품을 빼기 위해, 고령화라는 핸디캡을 안은 채, 도시화라는 무기를 가지고 싸워야 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역량과 산업경쟁력

과연 비관요인과 낙관요인 중에 무엇이 어떻게 발현되어 중국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까? 숫자로 계량화될 수 없는 두 가지 중요한 요인이 관건이다. 정부의 대응과 산업경쟁력이 그것이다.

일본의 경우, 1985년 플라자 합의부터 1989년 크리스마스 거품 붕괴까지 정부가 적극적으로 거품을 키우다시피 했다. 단숨에 높아진 통화가치를 투자로 상쇄하고자 금리를 대폭 내렸기 때문이다. 높은 통화가치와 저금리의 조합은 맹목적인 투자로 이어졌다. 기업들은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 채권도 발행할 수 있었고 증시와 부동산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일본 정부는 이 모든 현상을 방관하거나 조장했다.
▲ 제임스 베이커 미국 재무장관이 1985년 9월 22일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The Wall Street Journal. (Mario Cabrera/ASSOCIATED PRESS)

▲ 제임스 베이커 미국 재무장관이 1985년 9월 22일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The Wall Street Journal. (Mario Cabrera/ASSOCIATED PRESS)

#중국 정부, 선립후파(先立後破) 처방

반면 오늘날 중국 정부의 대응은 매우 다르다. 시진핑 집권 2기부터 거품의 근원인 부동산 부문에 대해 공급과 수요 조절 정책을 착수해 온 것이다. 공급에 대해서는 3개 레드라인을 발표하여 과도한 부채를 지닌 부동산 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을 억제했다. 수요에 대해서는 부동산세를 도입하여 투기수요를 억제하고자 했다.

2023년 중국이 경험한 부동산발 경기침체는 거품이 꺼진 사태라기보다 거품을 서서히 꺼트리려는 정부의 의도가 실현되지 못한 상태이다. 더욱이 거품의 근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1998년 주택시장을 열면서 부동산 보유세라는 안전장치를 빼먹은 당시 지도부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지, 그 거품을 잡으려는 현재 지도부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코로나 팬데믹이 없었다면 중국은 한결 부드러운 연착륙을 했을 것이다. 말하자면 중국 정부의 실책은 거시경제 정책에 있지 않고 제로 코로나 정책에 있다. 중국 정부는 작년 불황의 와중에도 경기부양에 올인하지 않았다. 선립후파(先立後破), 즉 일단 경기부양을 하되 나중에 구조조정을 한다는 방침을 공표하며 재정·화폐 모두 절제된 대응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도 직접적 재난지원금을 최소화했던 중국이 1인당 수천 달러의 재난지원금을 뿌렸던 미국에 비해 통화팽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겪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중국, 상당한 신산업 경쟁력 갖춰

다음 요소는 산업경쟁력이다. 일본이 1990년대부터 기나긴 불황을 겪었던 표면적 원인은 거시경제 관리 실패이지만 근본적 원인은 산업경쟁력의 약화였다. 80년대 제조업 제왕이었던 일본은 90년대 인터넷 혁명에서 소외됐고 그 후 한국과 중국의 산업경쟁력 상승으로 산업공동화를 겪으며 급속히 쇠락했다. 미국도 기술 보이콧을 통해 중국을 일본처럼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역시 오늘날 중국과 90년대 일본은 매우 다르다. 오늘날 중국의 제조기지로서의 위상은 쉽게 흔들리기 어렵고 인공지능과 신재생 에너지 등 첨단 과학기술 경쟁력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호주의 전략정책연구소(ASPI)는 44개 핵심 기술 분야 중 37개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라고 밝힌 충격적인 보고서를 발간했다. 비록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분야인 반도체에서 중국이 포위망을 뚫고 자립에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하기 힘들지만, 중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미국에 비해 낮아진다고 단언하는 것도 무책임하다.

결론은 이렇다. “다른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피크차이나를 의심해보자.”



최필수 교수는



세종대 국제학부에서 중국경제를 가르치고 있다. 연세대에서 중어중문학(학부)과 경제학(석사)을 공부했으며, 일본 히토츠바시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중국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에서 박사를 받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연구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을 역임했으며, 중국경제와 산업 및 한중관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정책자문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유라시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은경 기자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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