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 (한·중 수교 30주년 특별기획 - 新고려도경) 3. 하늘길로 뻗은 한·중 교류의 중심 '인천국제공항' (202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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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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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이자 동반자'로 거듭나다 1992년 한·중 수교…인천공항 착공 개항 이후 양국간 경제 성장세 거듭 2019년 5년여만에 한·중 항공회담 운수권 합의…노선 40개까지 확대 2020년 중국 교역 규모 913억달러 최대 수출입국…다시 교류 날갯짓 ![]() ![]() ▲ 2024년 완공을 목표로 4단계 건설 사업이 진행 중인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확장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2019년 3월15일 한국과 중국이 5년여 만에 항공회담 테이블에서 마주앉았다. 중국 난징(南京)에서 열린 회담을 통해 양국은 운수권을 늘리는 데 합의했다. 높은 수요에도 기존 항공협정 체계에 묶였던 노선도 개설됐다. 인천발 4개 노선의 목적지에는 닝보(寧波)도 들어 있었다.닝보는 일찍이 바닷길로 인천과 이어진 도시였다. 900년 전 황해를 오가며 <고려도경>을 남긴 송나라 관리 서긍과 사신단이 바닷길에 오른 곳이 명주(明州), 지금의 닝보다. 사신단 일행은 고려의 국제 무역항이었던 벽란도에 당도하기 사흘 전, 어떤 섬에 머문다. 서긍은 <고려도경>에서 “산 동쪽에 있는 한 섬에 제비가 많이 날아다니기 때문에 자연도라고 부른다”고 적었다.'자연도'로 불렸던 섬, 영종도에서 2019년 11월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닝보를 향해 날갯짓을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2011년 29개였던 인천공항의 중국 노선은 40개까지 늘었다. 한국과 중국을 연결한 '황해로드'는 바닷길에서 하늘길로 뻗어갔다. ![]() ▲ 1992년 11월12일 인천국제공항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 한∙중이 수교한 그해 인천공항 첫 삽을 떴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글로벌 허브 인천공항, 중국 수출입 창구 1992년은 한·중 관계에 전환점으로 기록된 해였다. 탈냉전 분위기와 중국의 개방, 당시 정부의 북방 정책이 맞물리며 양국은 수교했다. 그리고 그해 11월12일 인천국제공항이 착공했다. 그로부터 9년 뒤 개항한 인천공항을 발판으로 양국 경제도 성장세를 거듭했다. 1992년 수교 당시 60억 달러에 불과했던 한·중 교역액은 2020년 기준 40배 넘게 늘어난 24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과의 교역은 국내 유일 관문공항이자, 글로벌 허브공항으로 도약한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인차이나포럼 자료를 보면, 인천공항을 통한 중국 교역 규모는 913억1020만 달러(2020년 기준)에 이른다. 인천공항 전체 수출입 총액에서 33.3%의 비중을 차지한다. 인천공항의 최대 수출입 대상 국가는 중국이다. 경제 교류를 발판삼아 양국은 '우호협력관계'에서 출발한 외교 관계를 1998년 '협력동반자관계', 2003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에 이어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시켰다. 한신대 유리시아연구소가 지난 5월 펴낸 '한중수교 30주년 성찰과 대안'에서 최필수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양국의 경제 관계는 순식간에 뜨겁게 타올랐고 급속도로 성장했으며, 어느 순간 정점을 찍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 과정 속에서 한국과 중국은 모두 비약적인 경제적 발전을 이뤄서 한국은 신흥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고, 중국은 글로벌 패권국으로 부상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30년 동안 벌어진 일”이라고 진단했다. ![]() ▲ 2008년 6월 인천국제공항 2단계 건설 사업이 완료되면서 문을 연 탑승동. 2008년 인천공항의 중국 운항 실적은 도착과 출발을 합쳐 6만1848편을 기록했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 여객 급감, 교류 변곡점 '코로나19' 성장 일변도였던 한·중 교류는 2016년 사드 배치 후폭풍에 이어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변곡점을 맞는다. 감염병 유행으로 가로막힌 국경은 항공 운항 실적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자료를 보면, 통계 시스템이 구축된 2010년 중국 운항 실적은 출발·도착 여객 수를 합쳐 748만2388명이었다. 2019년에는 1358만2675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여객 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기 시작한 2020년 179만644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인천공항 중국 운항 여객 수는 40만5794명으로 더욱 줄었다. 40개까지 늘어났던 인천공항의 중국 노선도 올해 14개로 감소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9만423편에 달했던 항공기 운항도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9392편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중국의 강력한 봉쇄 정책인 '제로 코로나' 기조에도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하며 한·중 교류는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인천∼베이징 직항 노선 운항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적사의 베이징 노선 운항이 가로막힌 지 2년 4개월 만이다. 한·중 수도를 연결하는 인천∼베이징 노선은 연간 120만여명이 이용해온 양국 교류의 핵심 노선이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둔 지난해 12월 인천일보와의 대담에서 “인천은 협력의 교두보로서 오랜 역사와 함께 지리적 장점을 지니고 있다”며 “양국이 함께 노력하고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된다면 경제·무역 투자와 인적 왕래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중국 개방의 문도 더 크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 ▲ 2018년 1월18일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첫 비행기가 도착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동북아 허브' 경쟁자에서 동반자로 동북아 1위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은 4단계 확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2024년 4단계 건설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현재 7700만명 수준에서 1억600만명으로 늘어난다. 이미 국제 여객 세계 5위, 국제 화물 세계 3위 반열에 올라선 인천공항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중국이다. 중국은 2019년 개항한 베이징 다싱공항을 앞세워 '동북아 허브공항' 지위를 노리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20년 '중국 항공산업 운송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베이징 다싱공항과 쇼우두공항은 합쳐서 1억3000만명 규모로 한·중 공항 간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변도시와의 연계를 통해 공항의 역할을 확대하는 '공항 클러스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공항산업에서 중국은 경쟁자인 동시에 동반자일 수밖에 없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중국은 베이징·상하이·홍콩 등지의 공항을 계속 확장하면서 항공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불가피한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복합리조트 등 관광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중국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주변지역 개발을 통한 공항경제권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