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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상, 다시 그리는 한중관계] 15. “한중 인문교류 중심지…제물포 르네상스 활성화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12-27 14:12
조회
75
[김지영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중국은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
소통 잇는 도시 정부의 역할 중요

연례문화 축제로 상호 간 유대 강화
정치적 갈등도 이겨 낼 수 있어

제물포를 동아시아 인문 유대 중심지로
한중 문화교류 허브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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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가 미중 경쟁의 국제질서에 점차 깊숙이 연계되어 가고 있다. 한중 간의 마찰과 갈등을 완화하여 우리의 대외적 자율 공간을 넓혀 나가는 데 있어, 한중 인문유대 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점에서 인천 개항장의 도시재생 종합프로젝트인 제물포 르네상스의 개념과 사업을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 개항장 문화유산을 배경으로한 인천의 대표적 야간축제 야행(夜行)행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 개항장 문화유산을 배경으로한 인천의 대표적 야간축제 야행(夜行)행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혐오로까지 이어지는 한중 갈등. 인문 유대 필요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양국은 경제협력을 확대해 왔으며, 한국은 이를 통해 새로운 북방의 경제영토를 개척하고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경제성장을 구가했다. 수교 이후 한중관계가 항상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마늘 무역분쟁, 동북공정 등 크고 작은 마찰과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적시에 양자 간의 쟁점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한중관계가 미중 경쟁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에 깊숙이 연계되면서 사안이 더욱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사드 배치 이후 계속된 한중간의 사회·경제적 갈등과 동아시아의 구조적 대립, 그리고 이에 기반한 정치적 갈등은 서로 간의 혐오 정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제정치의 구조적 경쟁 요인이 양국 시민 간의 정서적 요인과 겹치면서 한중관계는 점점 더 악화하는 양상이다.

한중 갈등을 가져온 미중 경쟁 등의 국제질서와 구조를 한순간에 바뀔 수는 없다. 하지만 갈등을 완화하고 협력 기제를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여전히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의 안보 위협을 줄이고 우리의 경제적 번영을 만들어 가는 데 필요한 협력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한중 양국 국민의 마음을 잇고 사회·경제적 협력의 바탕이 되는 문화적 토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한중 인문 유대 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국가와 시민의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 이탈리아 피렌체시의 전경 /자료=이탈리아 피렌체시 문화협회 웹사이트

▲ 이탈리아 피렌체시의 전경 /자료=이탈리아 피렌체시 문화협회 웹사이트

제물포 르네상스, 글로벌 인문유대로 콘셉트 확대 필요

황해는 동아시아의 지중해로서 한반도와 중국 대륙을 연결하는 문명의 바다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천이 있었다. 제물포(濟物浦)로 불렸던 인천의 개항장 일원 및 배후지역은 사람과 물건 그리고 신지식이 모이는 인천의 중심지로 성장, 지역과 나라의 발전을 이끌었다. 인천시는 동아시아의 문화 중심지로서 우리의 근대 개방과 발전을 이끌었던 개항장의 역사·문화적 가치에 주목, 이를 활용한 원도심 부흥의 미래도시 종합구상인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에는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 원도심 스마트시티 조성, 도심항공교통(UAM)을 비롯한 미래 첨단산업 유치 등을 통한 ▲원도심 산업 생태계의 혁신 ▲복합문화공간 조성과 ▲내항 재개발의 아이디어가 한데 담길 예정이다.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개념을 좀 더 확장해서 국경을 넘어서는 글로벌 인본주의적 패러다임으로 재구성하고 제물포를 동아시아 인문 유대의 중심지로 만들어 가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어 리네시타(Rinescita)에서 유래한 프랑스어 르네상스(Renaissance)는 재생·부흥을 의미한다. 서구의 근대를 연 르네상스 시대에는 인간 중심 세계관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졌다. 15세기와 16세기의 르네상스를 꽃피우며 유럽의 중추 도시로 성장한 이탈리아 피렌체.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를 거점으로 일종의 친족 지배인 시뇨리아(Signoria)체제를 확립한 메디치 가문은 예술·과학·인문학의 헌신적인 후원자이기도 했다. 메디치 가문은 이탈리아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피렌체를 르네상스 중심 도시로 만들었다. 르네상스의 예술·문화·상업·과학기술의 중심지가 된 피렌체로 유럽 전역의 인재가 모여들었다. 메디치 가문의 후원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같은 거장의 역사적 탄생에 이바지했다. 서로 관련이 없는 것들의 결합을 통해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내거나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메디치효과”라는 용어가 만든어진 배경이다. 메디치 가문의 재정 지원을 통해 만들어진 우피치 미술관(Uffizi Gallery), 피티 궁전(Palazzo Pitti)은 지금도 르네상스 정신을 담은 랜드마크로서 도시의 명소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 야간축제 야행(夜行)행사.
▲ 야간축제 야행(夜行)행사.

21세기 동아시아의 피렌체를 꿈꾸며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중 문화교류 허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동아시아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는 도서관, 동아시아 예술 전시실, 양국이 공유하는 문화에 초점을 둔 상호소통의 경험을 통해 인천은 양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상호 이해를 장려할 수 있다. 또한, 공유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기념하는 연례 문화 축제는 관광 및 경제협력을 촉진하는 동시에 지역 사회 문화적 유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시작한 한중 문화 소통은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플랫폼은 가상 투어, 팟캐스트와 웨비나를 주최하여 공유된 역사를 설명하고 문화적 이해를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서로의 언어, 역사, 문화에 관한 연구를 강조하는 한중 대학 간의 학생 교류 프로그램은 젊은 세대 간의 상호 이해를 촉진할 수 있다.

▲ 지난 2월1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광장에서 열린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계획 대시민 보고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 /인천일보DB
▲ 지난 2월1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광장에서 열린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계획 대시민 보고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 /인천일보DB

공유된 유산과 문화적 요소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정치적 갈등을 상쇄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관계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화적 유대의 힘은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감, 협력, 단결의 씨앗을 뿌릴 수 있으며, 종종 강경 외교로는 할 수 없는 정치적 갈등을 이겨낼 수 있다. 메디치 가문이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의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도 피렌체를 인류 문명의 찬란한 유산으로 만들었듯이, 제물포 르네상스의 인본주의적 재구성을 통해 인천이 미래지향적 한중관계를 선도하는 동아시아 인문 허브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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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영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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