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차이나-글로벌 질서의 대전환과 한중관계] 13.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양극화된 중국 인식 넘어 새로운 접근법 찾아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6-09-23 16:04
조회
13
36개국 조사 중국 호감도 미국 추월
한국은 美 45%·中 28% 다른 흐름
보수 '반중 정서' vs 진보 '관계 개선'
지지 정당 따라 대중 인식 온도차 커
노태우 정부 북방정책 해법 본보기
공산국가와 수교 후 경제 영역 확장
진영 논리 넘어 국익 중심 전략 모색
미중 양자택일 아닌 실용외교 절실
![[인차이나-글로벌 질서의 대전환과 한중관계] ⑬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양극화된 중국 인식 넘어 새로운 접근법 찾아야](https://cdn.incheonilbo.com/news/photo/202608/1330044_669428_1529.jpg)
▲ 다수 국가의 호감도에서 미국을 앞지른 중국
지난 7월 중순 국제적인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인상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기관의 기존 조사와는 달리 2026년에 상당수 국가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미국을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 조사는 36개국 성인 4만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36개국 중 25개국에서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미국을 앞질렀으며, 특히 중동 지역과 아시아 태평양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뿐만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지역 상당수 국가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미중 양국 지도자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도 비록 둘 모두에 대한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낮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시진핑 주석을 더 신뢰한다는 유사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트럼프 취임 이후 그가 펼친 미국의 대외 정책들, 즉 관세 정책과 베네수엘라 침공, 이란과의 전쟁 등 여러 측면에 있어 국제적으로 지지를 못 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은 미국보다는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국가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평가가 호전됐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세계 각국의 호감도를 지속적으로 조사해 온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2026년 조사 36개 국가 가운데 25개에서 중국에 대한 긍정 평가가 미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경우 여전히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중국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자료=퓨리서치센터·그래픽=챗GPT생성이미지 재가공
▲ 정치적 성향 따라 양극화된 국내의 중국 인식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여타 다른 지역과 달리 한국에서는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45%,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28%로 나타났다. 36개국 중에서 10% 이상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던 나라는 폴란드, 필리핀, 인도, 일본, 이스라엘 그리고 한국 이렇게 6개국에 불과했다.
이렇듯 현재 한국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기존의 조사 결과보다는 약간 호전됐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나타나는 대중 인식의 특징은 정치적 성향이나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양극화돼가고 있다.
시사인의 한국의 대중국인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1년에는 중국에 대한 반감이 지지정당과는 상관없이 다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2025년의 조사에서는 지지정당과 이념성향에 따라 중국에 대한 감정의 차이가 벌어졌다. 중국에 대한 감정온도의 경우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34.8도로 나왔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22.4도에 불과했다. '반중시위의 주장이나 취지에 공감한다'는 진술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63%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완전히 그 반대로 63%가 동의한다고 의사를 표시했다.
확실히 내란 사태 이후 여러 정치적, 사회적 사안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인식과 감정에서도 정치적 성향에 따른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정치 세력이 현재 글로벌 차원의 정세 변화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 판단하고 대응 정책을 만드는 데 큰 제약 조건이 된다. 선거 등에서의 지지세를 결집하기 위해 외교안보 이슈를 국내 정쟁의 소재로 삼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은 한미동맹의 절대적 강화를 외치며 중국을 잠재적 적대국으로 규정하는 반면, 진보 진영은 대중 관계 개선을 주장하지만 국내의 강한 반중 정서에 밀려 정략적 눈치 보기에 급급한 현실이다. 외교 문제가 '진영 싸움의 인질'로 잡혀버린 셈이다.

1992년 한중 국교수립식 모습. 탈냉전이라는 국제질서의 대전환기에 한국정부는 실용적 북방외교를 통해 소련·동구사회주의 국가, 그리고 중국과 국교를 맺고, 안보·경제 등 제 방면에 걸친 국익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탈-탈냉전기의 또 한번의 질서 재편기에 능동적으로 조응한 우리의 명민한 국익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제공=국가기록원
▲ 진영의 덫을 넘어 새로운 북방정책으로
이런 국내외적 상황에서 우리가 되짚어봐야 할 것은 탈냉전의 국제질서 전환기에 추진한 6공화국 초기의 북방정책이다. 당시 국제적으로는 탈냉전으로 접어들었지만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냉전적 질서와 사고가 공고하게 남아있었던 시기였기에 보수와 진보 양측에서 반발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보수 성향의 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반공 여론을 극복하고 소련과 중국을 비롯해 동구 공산권 국가들과 연이어 수교를 맺었다. 이는 한국의 경제 활동 영역을 크게 넓혔고, 외교안보 차원에서도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일정하게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됐다. 이러한 북방정책은 이후 진보 성향의 정부가 연이어 들어서서도 대북 포용 정책이나 신북방정책으로 그 기조가 이어질 수 있었다.
현재 국제질서 역시 큰 복합적 변동의 기로에 서 있지만 한국 사회는 대중 감정의 양극화와 그와 연관된 갈등 속에서 새로운 이니셔티브의 공감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외교 정책이 정권 교체에 따라 크게 흔들리거나 의미 없는 정쟁의 수단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원칙 있는 대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미중 사이의 양자택일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면서도 민주와 인권의 가치에서는 원칙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공급망 안정, 기후변화 대응, 문화 교류 등 차원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선도하는 전략을 세워 대중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하남석 교수는
![[인차이나-글로벌 질서의 대전환과 한중관계] ⑬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양극화된 중국 인식 넘어 새로운 접근법 찾아야](https://cdn.incheonilbo.com/news/photo/202608/1330044_669429_1529.jpg)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대 중국의 체제 변동과 대중 저항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팬데믹 이후 중국의 길을 묻다>(공저), <중국공산당 100년의 변천>(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차이나 붐>, <제국의 충돌>,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중국의 신자유주의 논쟁과 그 함의', '1989년 천안문 사건과 그 이후', '시진핑 시기 중국의 청년 노동 담론' 등을 썼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