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차이나-글로벌 질서의 대전환과 한중관계] 8. 길 잃은 中 바이오 소부장, 송도 글로벌클러스터 육성 기회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6-08-06 12:28
조회
68
남대엽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고령화 직면 中, 바이오 핵심 전략 선정전 세계 개발 신약후보 물질 비중 31%
韓 식약처 기준 인증…치열한 경쟁 예고
송도, 막대한 수출 규모 속 특허 취약
中 일부 업체, 美 제재 속 서방 진출 제동
경제구역 내 유치·정책적 유도 필요
선진 장비·기술 흡수·국산화 등 과제


▲ 우시 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중국 바이오 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국 바이오산업도 정부 지원과 거대한 인구 기반을 갖춘 중국 바이오 생태계를 단순한 경쟁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렛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시 바이오로직스의 크리스 첸 CEO가 2026년 6월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친환경 CRDMO(위탁연구개발생산)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시 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최근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의 제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명확하다. 엔지니어의 마인드로 국가를 경영하는 붉은 자본주의는 압도적인 제조 스케일과 공학적 인프라를 결합해 신흥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 거대한 생태계에 잘못 손을 내밀었다가는 애플과 같이 기술과 주도권을 모두 잃을 수 있다. 무역과 산업의 최전선인 인천은 이 냉혹한 현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그 해답은 바로 우리의 핵심 먹거리인 바이오 의약 산업에 있다.

▲거침없는 중국의 바이오 굴기와 한국 진출
급속한 고령화에 직면한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바이오를 핵심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무서운 속도로 자본과 인재를 쏟아붓고 있다. 중국 정부가 첨단 기술 및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펀드 규모는 무려 210조 원에 달한다. 이러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신약후보 물질 중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1%까지 치솟으며, 1위 미국(35%)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그 중 핵심인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성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았지만, 최근 발표된 영업실적은 이 같은 우려를 일부 불식했다. 그리고 지난 4월에는 중국 내 주요 생산시설 3곳에 대해 한국 식약처로부터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하며 한국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 송도, 생산능력은 세계 1등, 특허는 3%
인천 송도는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116만 ℓ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거점이다. 인천의 바이오 의약품 수출액은 2025년 59억 4,029만 달러로 10년 만에 9배 가까이 성장했다. 대한민국 전체 의약품 수출에서 인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39.6%에서 2025년 61.3%로 가파르게 치솟으며 한국 바이오 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막대한 수출 규모의 이면에는 명백한 한계도 존재한다. 전국 바이오·의약 분야 특허 출원 중 인천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년째 3~4%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송도가 자체 신약 개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글로벌 제약사의 주문을 받는 위탁생산에 편중되어 있으며, 혁신의 원천이 되는 연구중심 대학과 국책연구소가 부족하고, 우수한 석·박사 연구인력들은 인프라가 좋은 서울이나 판교, 대전 등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 우시 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중국 바이오 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국 바이오산업도 정부 지원과 거대한 인구 기반을 갖춘 중국 바이오 생태계를 단순한 경쟁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렛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시 바이오로직스의 크리스 첸 CEO가 2026년 6월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친환경 CRDMO(위탁연구개발생산)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우시 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중국 소부장 강소기업 유치로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 육성
이 같은 한계를 타파하기 위해 인천은 중국의 바이오 생태계를 지렛대 삼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바이오 의약 산업의 가치사슬을 단계별로 보면,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거대한 인구를 무기로 기초 R&D, 임상시험, 원부자재와 장비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인천 송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공정 역량과 글로벌 인허가 통과라는 신뢰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서 양국의 상호보완성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 생명공학 투자 국가안보법 등 다수의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인천시는 서방 진출에 제동이 걸린 중국의 우수한 바이오 기업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직접 오르지 않았으면서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중국의 민간 소부장 강소기업들이 핵심 타깃이다.
이들을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으로 유치해 송도 내 대학 연계 연구소나 바이오 벤처와 유기적인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중국 기업에는 한국을 경유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안전한 우회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인천은 핵심 원료 수입처를 다원화하는 동시에 고도화된 선진 장비 및 기술을 흡수 및 국산화해야 한다.
클러스터는 결국 자본과 인재를 불러 모으는 힘이 있으며, 자본에는 국적이 없다. 미국의 제재로 길을 잃은 중국 바이오 소부장 기업들의 전략적 유치는, 정체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의 혁신 역량을 깨우고 성장을 가속화 할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다.
남대엽 교수는

현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산업경제학과 중국경제를 연구하고 있다. 국립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과를 졸업한 뒤 중국런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계명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대중국학회 학술위원장과 한중사회과학학회 FTA 분과위원장을 역임했다.
/남대엽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