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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차이나-전환의 시대, 세계와 한중관계] 12. 사라지는 유학생·사라지는 중국 전문가

Author
관리자
Date
2025-06-02 17:53
Views
75

[남대엽 계명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한국 청년층 81% 중국 부정적 인식

코로나 등 이유 2024년 유학생 감소

G2 중국 전문가 공급 부족 전망

미래 책임질 인적 자원 차질 우려

한, 이웃과 새로운 관계 정립 필요

올해 '2차 한중수교의 해'

관계 회복 위해 정부 노력 절실

 

 

▲높아지는 반중 정서, 감소하는 중국 유학

한중 관계가 외교적 신뢰와 민간 정서 양면에서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글로벌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한국은 다시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사실상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매일 같이 선택의 압력을 받아왔지만, 지금은 그 양상이 다르다. 과거에는 정부 차원에서 외교·안보 갈등이 존재하더라도 민간 교류는 비교적 활발하게 유지되었으나, 최근에는 국민 정서 차원에서 뚜렷한 간극과 반감이 형성되고 있다.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급격히 낮아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적대적 정서까지 감지된다. 퓨리서치(Pew Research)가 2024년 전 세계 3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 호감도 조사에서, 한국인의 71%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이는 아시아에서는 일본(8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글로벌 기준으로도 호주(85%), 미국(81%), 독일(76%)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 1월 동아시아연구원(EAI)의 조사에서도, 한국 국민의 71.5%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74%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반중 정서를 한국 청년층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외교 전문 매체 디플로맷(The Diplomat)에 따르면, 2022년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CEIAS) 등이 참여한 세계 56개국 대상 '주변국 인식 조사'에서, 한국인 응답자 중 무려 81%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56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특히 연령대별로는 20~30대 청년층의 반중 정서가 가장 강하게 나타났으며,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이러한 정서가 상대적으로 약한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정서상 반감은 유학생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사드 사태 이전 최고점을 찍었던 중국 내 한국인 유학생은 2017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17년 전체 약 24만 명의 해외 고등교육기관 유학생 중 중국 내 한국 유학생은 7만 3,240명으로 전체의 30.5%를 차지하며, 미국보다 많은 비중이었다. 하지만 코로나와 학령인구 감소 등이 겹치며 2024년 중국 내 한국 유학생은 1만 4,512명까지 감소했다. 동기간 전체 해외 유학생 수가 절반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해도, 중국 유학생은 약 80%나 감소한 수치이다. 이는 청년세대의 중국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G2 중국 전문가 공급 부족 전망

앞으로가 걱정이다. 현재는 한중 수교 이후 중국에서 유학한 다수의 중국 전문가들이 중국의 정치, 경제, 외교, 안보 전략을 분석하고 한국 정부와 기업, 학계에 조언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의 부상을 지렛대로 활용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들의 활약이 있었다. 하지만 미래에는 이 같은 인적자원이 부족해질 전망이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미국과 패권 경쟁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의 위상과 중요성은 미래에도 유지될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인적자원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중국은 경제, 안보 분야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변수다. 중국에 대한 이해 없이 우리의 미래를 계획하고 만들어가기 어렵다. 마음에 안 드는 이웃이 있으면 이사가면 그만이지만, 이웃 국가는 바꿀 수 없다. 좋든 싫든 중국을 잘 알고 이해해야 갈등을 슬기롭게 예방하고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예로부터 가까운 이웃 국가 간의 관계는 마찰이 잦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갈등과 반목으로만 점철된 것은 아니었다. 냉전 시기 양국은 체제의 이질성으로 인해 본질적으로 적대적 관계에 놓여 있었으나, 중국의 개혁개방과 1992년 한중수교를 계기로 양국 관계는 눈에 띄는 진전을 이루어 왔다. 한국 역시 이 시기 중국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발판 삼아 세계 10대 무역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양상이 달라졌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중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한국은 새로운 현실에 맞는 이웃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 같은 전환기를 슬기롭게 넘어가기 위해서는 중국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혹자는 최근 중국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미래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는 한중 경제 구조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사드 사태 이후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과거 대비 낮아졌지만, 2024년 기준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전체 수출 중 19.5%)이다. 홍콩까지 더하면 24.4%로 2위 미국 18.7%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또한 일부의 기대와 달리, 중국 경제가 침체되어 위안화 가치가 급락할 경우, 세계 시장에서 한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오히려 약화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다시 말해, 중국 경제가 성장하든 침체하든 그 여파는 한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사전적 대비는 필수적이다.

 

▲2차 한중수교의 해, 끊어졌던 연결고리 다시 묶어야

1992년,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한 학생은 한중 수교 소식을 뉴스로 접하자마자 바로 짐을 싸서 중국으로 날아갔다. 그는 한반도의 미래가 중국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베이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의 1세대 중국 유학파 전문가로 활동하며, IMF 사태와 한중 마늘파동 등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학계에 조언하는 한국의 소중한 인적자원으로 활약할 수 있었다.

올해는 '2차 한중수교의 해'라 할 수 있다. 트럼프의 관세 외교, 한국의 대선, 10월 경주 APEC 등이 집중되는 올해 한중 관계를 회복하고, 다시금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학계와 정부의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학계를 비롯해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도 코로나 이후 단절되었던 다양한 공동 행사와 공공외교를 다시 시작하기 좋은 시점이다. 인적자원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중국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남대엽 교수는 중국 런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포스코경영연구소를 거쳐 현재 계명대 중국어중국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경영연구소에서 10년간 한국기업의 중국 사업을 컨설팅하는 경험을 축적해 현장 흐름을 읽는데 뛰어나다. 특히 중국의 철강, 자동차, 이차전지 산업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현재는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무를 결합하여 경제현상을 깊게 분석하고 맥락을 짚는데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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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

출처 : 인천일보(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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