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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차이나-동행을 위한 한중협력] 3. “한·중·일 정상회담, 각국 경제회복 계기돼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5-03 11:17
조회
62


[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현대중국학회 회장]

서로 다른점 인정…공동의 이익 추구
'구동존이' 자세 협력가능 분야 집중

새로운 의제 보다는 기존 합의 점검
구시대적 이념 벗고 실리적 접근을




▲ 2015년 체결한 한중FTA가 같은 해 12월 20일 발효되었다. 한중 양국은 인천과 산둥성 웨이하이시를 지방경제 협력 시범지로 지정했다. 한중 FTA 정식서명식.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비정상적인 관계 개선 위해 3국 정상회의 정례화 준수해야

이달 하순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5년 만에 서울에서 개최될 전망이다. 2019년 이후 열리지 못한 그간의 사정은 덮어 놓고 일단 환영할 일이다. 3국 정상회의는 1999년 아세안과 한·중·일 3국의 공동정상회담으로 정기모임을 이어오다 2008년 비로소 정례화되었다.

매년 각국이 윤번제로 주관한 이 회의는 그러나 7차례나 열리지 못해 정례회의라고 하기에 어색한 감이 있을 정도로 정치 상황에 크게 좌우되었다. 2013~14년은 중·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으로 연기되었고, 2015~17년은 사드 문제로 열리지 못했다. 또한,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 발병이 대외적인 이유였지만, 사실은 미국의 '가치동맹'에 한국과 일본의 협력, 그리고 우리 정부의 새로운 대외관계에 대한 중국의 불만으로 가장 긴 공백인 3년 동안 표류했다.

따라서 이번 정기회담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성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 이유는 기존의 갈등 요소가 거의 해소되지 않았고, 진영 대결에 버금가는 국제정세 속에서 각국의 이익 셈법에 크게 차이가 있으며, 한·중·일 모두 보수화와 권위주의가 짙어지는 정부가 국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호 협력과 실리주의 주장이 힘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3국 모두 정치경제 위기, 동북아협력 필요성 더욱 커져

그러나 현재 3국의 국내 상황이 서로 힘겨루기만 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처지이다. 중국은 거의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정책 실패와 국내 소

비 부진으로 디플레이션 위험과 미증유의 실업난에 직면해 있지만, 막대한 재정적자로 정부가 할 수 있는 거시경제정책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일본은 고환율로 수출기업만 유리할 뿐 막대한 외화 유출과 저성장 및 물가 상승을 동시에 겪고 있으며, 엔화 가치 하락으로 경제 규모 세계 3위 자리마저 독일에 내주었다. 한국 역시 초유의 성장 부진과 국제 경쟁력 하락 그리고 고물가로 인해 빨간불이 켜져 있다.

각국의 이런 경제 위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정치 논리가 경제 논리를 압도해 무역과 투자가 심각한 제약을 받아 성장에 불리하게 작용한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서로 인위적인 비관세장벽을 세웠던 것 또한 사실이고, 이를 해제했다는 공언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불안과 불신은 여전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이번 3국 정상회의는 그동안의 냉기를 한꺼번에 녹여낼 정도의 훈풍은 기대할 수 없을지라도, 새로운 협력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적어도 구동존이 자세로 첨예한 쟁점은 미뤄두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실용적인 태도로 만나야 한다. 각국이 처한 경제 위기와 국민 고통은 단기간에 풀기 어려운 정치적 난제보다 훨씬 엄중하기 때문이다.

#기존 합의안 진행으로 양국 정책 합의 신뢰도 높여야

먼저 한국과 중국은 2015년 말 낮은 수준에서 발효된 FTA의 실질적인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당시 농업과 서비스업을 포함한 2차 협상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나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것은 양국 관계의 굴곡을 반영한 것인 것과 동시에 상호 이익 확보에 적극적이지 않은 나태함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또한, FTA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한중 FTA 공동위원회'도 2020년 겨우 제3차 회의만 열었을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FTA 전자상거래위원회' 설치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진전이 나타나지 않아 알리 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 업체의 공격적인 시장 잠식에도 정부 차원의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양국의 관심 저하는 인천시와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를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교역과 투자 및 통관을 간소화해 지방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던 원래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

또한 중국 3곳, 한국 1곳 등 야심 차게 추진했던 한·중 산업협력단지 조성도 사실상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따라서 이번 3국 정상회의는 새로운 의제를 내세우기보다는 기존 합의 내용을 점검하고, 이를 실현하는데 더 무게를 두는 실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구동존이 자세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정부 간 합의사항을 지킴으로써 신뢰를 높이는 실천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협력 파트너 인정하는 계기로 삼기를

한·중·일은 국제분업과 무역 및 투자에서 상호의존성이 매우 높기에 각국의 경제성장에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비록 3국의 GDP와 기술력 차이가 줄어들면서 국제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호 협력이 중요한 사이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 경제성장에 중국의 몫이 가장 컸듯이 앞으로도 중국은 우리의 시장과 투자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유지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3국 정상회의는 갈등과 차이를 강조하기보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협력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민귀식 교수는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겸 중국문제연구소장, '중소연구'편집위원장이다. 고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중국 정치로 석·박사를 마쳤다. <중국과 아세안 I·Ⅱ>,<중국 전통지식인과 정치·사회권력 관계 역사적 고찰> 등 중국 정치경제 분야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집필했다. 현재 인차이나포럼 조직위원, 현대중국학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은경 기자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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